AI로 블로그 레시피 13개 자동 생성해서 올려봤는데 — 결과와 솔직 후기

40대 독거노인의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뭘 써야 하지?”였다.

솔직히 리뷰 글은 뭘 사야 쓸 수 있고, 운동 이야기는 매번 비슷하고, 개발 삽질기는 정리하기 귀찮고. 그래서 떠올린 아이디어가 하나 있었다.

발단: “AI로 레시피 찍어내면 되는 거 아닌가?”

요즘 AI가 글을 잘 쓴다는 건 다들 알 거다. 나도 개발자 출신이니까, 이걸 자동화하면 콘텐츠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실행에 옮겼다. 워크플로우는 대충 이렇다:

  1. AI에게 “요리 초보도 쉽게 만들 수 있는 한식/양식/중식 레시피”를 요청
  2. SEO에 최적화된 제목과 본문을 자동 생성
  3. 워드프레스에 자동으로 발행

이렇게 해서 약 2주 만에 레시피 글 13개를 블로그에 올렸다. 김치찌개만 3종류, 파스타 2종류, 덮밥류, 솥밥, 동파육까지. 요리 초보 블로그 완성.

결과: 트래픽은 좀 들어왔다

솔직히 말하면, 네이버 검색에서 유입이 좀 있었다. “쌍화탕 동파육”이나 “스팸 김치찌개” 같은 키워드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꽤 됐다. 순수하게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았다.

근데 문제가 있었다.

문제 1: 블로그 정체성이 날아갔다

원래 이 블로그는 “내돈내산 사용기”로 시작했다. 내가 직접 돈 내고 산 물건을, 내 주관대로 솔직하게 리뷰하는 곳. 그런데 메인 페이지에 들어가면 김치찌개, 파스타, 덮밥… 완전히 요리 블로그가 되어 있었다.

방문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 사람이 UHK 키보드에 100만원 태운 이야기”를 보러 왔는데 김치찌개 레시피가 떡하니 있으면 좀 당황스러울 거다.

문제 2: 내 목소리가 없다

AI가 생성한 레시피 글을 다시 읽어보니, 전형적인 “요리 초보도 15분이면 완성!” 스타일이었다. 틀린 말은 아닌데, 의 글이 아니었다. 내 블로그의 다른 글들, 예를 들어 테라건을 술김에 질렀다가 반품한 이야기나, 키보드에 100만원 쓰고도 행복해하는 글에는 “나”라는 사람이 있다. AI 레시피에는 그게 없었다.

문제 3: 재미가 없다

이게 가장 결정적이었다.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버튼을 눌러서 글을 “생산”하는 느낌. 처음엔 “오 개이득!” 했는데, 솔직히 두 번째부터 그냥 작업이었다. 블로그가 공장이 된 느낌이랄까.

그래서 어떻게 했냐면

레시피 글 13개를 전부 비공개로 돌렸다. 그리고 블로그 전체를 리브랜딩했다.

  • 태그라인: “지르고, 굴리고, 삽질하고 — 독거노인의 발버둥”
  • 카테고리를 4개로 정리: 삽질 일지, 지름의 기록, 몸이라도 굴리자, 독거노인 라이프
  • About 페이지도 새로 썼다

AI 자동화가 나쁜 건 아니다. 실제로 나는 다른 프로젝트에서 n8n으로 아트 매거진 발행을 자동화하고 있고, 그건 나름 잘 돌아간다. 하지만 개인 블로그에서 AI가 쓴 글로 채우는 건… 그냥 내 집 거실에 모델하우스 가구를 갖다 놓은 느낌이었다. 깔끔한데 내 거 같지 않은.

교훈

개인 블로그의 핵심은 결국 “나”라는 사람이다. AI는 도구로 쓸 때 강력하지만, 콘텐츠 자체를 대체하면 블로그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앞으로는 진짜 내가 하는 것들 — 사이드 프로젝트 삽질기, 크로스핏 일지, 충동구매 후기, 40대 독거노인의 잡생각 — 을 직접 쓰려고 한다. AI 레시피보다 훨씬 재미있을 거다. 아마도.

이 글이 바로 그 첫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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